지역운동이 반빈곤지역운동으로 새롭게 전환하기를 바라며

by 배정학 posted Mar 1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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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문제와는 무관한 이야기입니다.

최근 여러모로 진보신당이다 뭐다 하는 통에 신경이 곤두서는 일들이 많다보니 정작 고민하고 실천해야 많은 지역주민들의 삶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둔감했습니다. 이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우리가 하고자 했던 진보적 지역운동의 구체적인 상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면 합니다.   총선이 아니더라도 총선 후에 내용적 창당과정에서 논의가 아니더라도 나름의 입장이나 근거같은 것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은 합니다.


지난 달 29일 빈곤사회연대 활동가 수련회 때 가장 중요하게 고민하게 한 지역 '반빈곤'운동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법에 대한 여러 단체의 활동가들의 토론은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동안 누적되어 온 민주노총의 지역운동에 대한 실천 부재, 사회적 연대 운동의 부족, 새로운 지역운동의 구체적인 공동체의 모델들의 필요성들에 참석한 모두가 공감하는 자리였습니다.

어차피 '반빈곤 운동'의 구체적인 실행 경로는 사회공공성 강화와 신자유주의 시장형 복지가 아닌 보편적 복지체계로의 전환일 것이다. 거기에는 '반빈곤 운동'조직의 열악함이나 사회연대운동조직의 이름걸기 식의 운동, 자기조직보위만 생각하는 조직이기주의, 활동가들의 과도한 역량분담 등이 가로막혀 있는 현실을 어떻게 돌파하냐도 포함될 것이다.


이날 자리에서 논의된 마포의 [민중의 집]사례는 활동가들의 조직적 연대 방식으로 아주 괜찮은 방식이라고 생각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몇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이 있었습니다. 아직 초기라 뭐라 속단하기 힘들었지만 마포라는 지역적 문화적 특성을 잘 활용했다고 생각은 합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조직된 지역 시민의 엘리트주의적인 운동으로 갈 가능성이 보였고, 반 빈곤 운동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제기할 틀이 안보였고,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조합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숙제로 남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마포의 [민중의 집]의 새로운 실험은 높이 살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운동에 있어 주민의 조직화에 대해 ‘왕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다양한 실험들이 있어야 하고, 지역의 반빈곤 운동을 위한 의제들을 모아 싸울만한 지역 구심체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진보정당 운동이나 노동운동이 지역사회에 개입하여 지역운동이 반빈곤 운동으로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면 좋겠지만 그리 길은 밝아 보이지 않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우리가 구 민주노동당을 통해 다양한 지역의제들을 가지고 지역운동을 한 경험은 굉장히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장기적인 계획이 없었기에 현안에 맞춰진 단발성 운동이나 성과주의식 운동의 한계를 드러낸 것도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운동은 열심히 했는데 조직이 남는 것도 아니고, 여전히 빈곤의 사각지대의 주민들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은 선거를 겨냥한 활동으로 국한된 측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경기도 의정부 같은 경우 당원들이 파산상담을 통해 지역주민을 조직화 하거나 임대아파트 문제를 통해 지역주민이나 활동가를 키워낸 소중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운동방식이 더 많은 지역의제를 가지고 실질적인 반빈곤 운동으로 지역주민을 조직화 할 수 있는 외연의 확대가 지금 우리에게 다시금 필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그동안 지역주민의 문제에서 배제 당해왔던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 권리 쟁취 운동,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수급자-차상위 계층의 노동자성 부정,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의료법 개악시도,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의 저임금 구조의 고착화와 시장화, 주거권리에 대한 지역사회의 전면화 등이 중요 지역의제로 지역주민을 조직화하는데 우리의 활동의 폭이 넓어지기를 바랍니다.


진보신당이 지역운동을 구 민주노동당처럼 선거를 위한 역량의 70%를 쏟는 방식은 지역사회의 보편적 복지전망을 세울 수 없을 것입니다. 당연히 그러한 방식은 지역주민들에게 감동도 기대도 줄 수 없고요. 형식적인 연대나 내용적 공유 없이 이름 걸기 식 운동이나 지방의원만 있으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은 이제 금물인 것입니다. 더 근본적인 것은  아래로부터 진보적 지역운동이 반빈곤지역운동으로 새롭게 전환할 수 있는 노력만이 지역운동을 통해 지역주민을 조직화하고 지역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소홀히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기위해 먼저 진보신당이 당원들을 대상화하지 않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계기를 끊임없이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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