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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당이 계승하는 것


.서론- 왜 노동당에서 기본소득당인가.

 

안녕하십니까. 광주광역시당의 당대의원 황법량입니다. 최근 진행 중인 당명 개정 논의에 대한 저의 입장을 정리하고 또 기본소득당으로의 당명개정에 찬성하는 사람으로서 반대하시는 분들을 설득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부디 제 글이 우리당의 건강한 논쟁을 만드는 데에 기여를 할 수 있기 바랍니다.


이제 곧 다가올 당대회를 앞두고 뒤늦게나마 상임집행위원회가 제출한 노동당 3년의 전략과 당대회 준비위원회가 제출한 6년의 노동당 전략 평가를 꼼꼼히 읽어보았습니다. 저는 원래 기본소득이라는 정책 자체에 대해 미온적인 동의 입장이었으나 글을 읽은 후에는 상임집행위원회가 주장하는 방향에 대해 동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왜 하필 노동당이 기본소득당으로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기본소득당이라는 기획의 설득만큼이나 새롭게 기본소득당을 창당하지 않고 노동당에서 기본소득당으로 바뀌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동당 3년의 전략에서는 1기 진보정당 운동이 실패하였기 때문에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좌표를 설정해야 한다‘2017년 노동당이 사회운동 정당 노선을 채택했으나 그것이 미완에 그쳤기 때문정도의 이유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로써는 꼭 굳이 노동당에서 기본소득당으로 바뀌어야하는가가 설명되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 밖의 글들에서는 먼저 박기홍 사무총장께서 쓰신 바벨탑 쌓기를 멈추며에서 사회주의는 노동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자본주의 질서를 깨부수자는 운동이라는 구절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직접적으로 언급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당은 과거 사회주의 운동들의 한계를 극복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것을 계승한다고 선언한 정당이므로 그것에 충실하고자 한다면 기본소득 노선(사회운동정당 노선)을 실험해야 한다는 이유를 유추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또한 직접적으로 언급된 것은 아니지만 신민주 부대표께서 쓰신 노동당으로 당명 개정 후 입당했습니다. 기본소득당 당명 개정, 한번 해봅시다.에서 노동당은 가장 낮은 사람들을 위한 정당이라고 생각하며 가장 낮은 사람들을 포괄하기 위해 기본소득이라는 기획이 필요하다라는 이유를 유추해 볼 수 있었습니다.


위의 유추들은 어디까지나 제가 그 글들을 읽고 이해한 논리들을 최대한 확장해본 것일 뿐입니다. 따라서 글쓴이들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이와 같은 유추들로는 필연적으로 노동당에서 기본소득당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사회주의라서, 가장 낮은 사람들을 위해야 해서만으로는 다른 진보정당들과 달리 노동당이 그동안 걸어온 길과 연속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연속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면 당명개정은 기본소득당파가 노동당파에게서 노동당을 빼앗는 결과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은 구체적으로 위와 같은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쓰여졌습니다. 가장 먼저 노동당이 지금껏 유지될 수 있었던 동력이 무엇이며 노동당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보려 합니다. 둘째로는 기본소득당이라는 기획은 어떤 맥락에서 노동당의 역사를 계승하는가를 탐구합니다. 셋째로는 당명개정을 두고 왜 지금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기본소득당이 가지고 있는 한계에 대해 짚어보고 그럼에도 기본소득당 기획이 갖는 의의를 설명해보고자 합니다.

 


.노동당의 이유 - 독자노선

 

노동당의 전신인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내의 NL의 비상식적인 방식에 반기를 들고 독립한 정당입니다. “굶어죽거나 질식해서 죽느니 차라리 나와서 얼어 죽겠다.”는 비유로 표현되는 이 정신은 지금까지의 노동당 역사를 관통하는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억압에 맞서서 자유를 외친 사람들은 결국 언젠가는 혁명 다음 날 혹은 독립 다음 날을 마주하게 되어있습니다. 과거와 같은 잘못된 방식이 아니면서도 지속가능한 방식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사회운동은 NL이나 민노당 방식을 뛰어넘는 방식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2011, 그래서 다시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저는 진보통합 논의 자체를 나쁜 것이라고 보진 않습니다. 새로운 주체에 의한 새로운 방식이라면 진보통합이라는 기획도 충분히 혁신적 방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태까지의 통합은 그런 혁신적 통합이 아니라 비유하자면 그저 가출한 청소년이 집으로 돌아가는 일에 불과합니다. 가정도 이전보다 청소년의 권익을 생각해서 다소 나아졌을지 모르겠지만 근본적으로 그것이 과거로의 회귀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신당은 굴복하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어떻게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야 하는 어려운 의무를 지게 됩니다. 그리고 더 이전부터 독자노선을 걸어왔던 사회당과 합당하여 이 의무를 수행해보려 했습니다. 그러나 새것과 옛것 사이에서의 계속된 방황이 있었고 이것은 6년의 노동당 전략 평가에서 규정한, 2013년 당대회에서 결정된 노동당전략, 그러니까 과거 민주노동당처럼 민주노총을 비롯한 조직 노동자의 지지를 받는 방식으로 귀결되었습니다.


노동당전략이 불가능해 보이자 2015년 당대회를 앞두고 또다시 집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노동당전략을 주도했던 사람들과 그것을 선택했던 당원들의 의견은 같으면서도 달랐습니다. 6년의 노동당 전략 평가가 규정한 것처럼 노동당을 기획한 사람들은 과거와 같이 민주노총의 지지를 받는, 민주노동당의 영광을 재현해보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노동당이라는 선택에 동의하고 이를 지켜온 사람들에게 노동당의 기획자들과는 기본적인 전제에서 다른 지점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의 사회운동은 노동자 계급의 기반 위에서 유지되어 왔기 때문에 노동당이 의미하는 것과 계획하는 것을 동의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독립의 정신 안에서야 한다는 생각이 2015년 당대회 결정의 의미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당원들에게는 우리는 독립을 유지해야 하므로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노동당의 기획자들에게는 설령 과거의 가정으로 돌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가정을 갖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5년 당대회 이후에도 노동당은 새것과 옛것 사이에서의 방황을 끝내지 못했습니다. 2017년에는 노동당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민주노총 선거에 개입하는 사건과 정기 당대회에서 사회운동기구를 중심으로 하는 당 개혁안이 통과되는 사건이 비슷한 기간에 일어났습니다.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하는 계획은 노동자 계급이 중심인 계획이었으며 의제운동기구를 핵심으로 하는 당 개혁안은 사회운동이 중심인 계획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노동당 당가의 모티브인 시지프스 신화는 신에게 대항하려다가 결국 끊임없이 바위를 산 정상으로 올려놓아야 하는 형벌을 받게 된 인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당가가 노래한 것처럼 우리는 NL과 민주노동당이라는 신(질서)에 대항하여 자유와 독립을 외쳤고 그 대가로 새것과 옛것 사이에서 끊임없이 방황하는 형벌을 수행해왔던 것입니다.



. 기본소득당이 계승하는 것 - 노동자 정신

 

기본소득당 기획은 더 이상 방황상태를 유지하지 말고 완전히 새것으로 온몸을 투신하자는 계획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진보정당들이 아닌 노동당에서 이 계획이 제출된 것은 필연적인 일입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노동당을 사수하자는 주장도 지금과 같은 논쟁방식과는 별개로 분명한 근거가 있는 어떤 입장이자 정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어떻게든 공존해왔던 새것과 옛것 사이의 방황이 이제 분열로 끝날 것인가. 기본소득당과 노동당은 전제하는 세계관과 계획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둘 사이의 단절은 정규적인 형태의 직장을 가진 노동자와 그러한 노동에서 배제된 청년이라는 서로 다른 물질적 기반에서 비롯된 것처럼 보입니다. 어쩌면 분열은 당연한 수순이며 각자의 권익을 위해 일어나야만 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동당 운동이 물질로만 구성되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선택지를 골라도 최저시급을 받는 저는 자동차 대공장 기업에서 일하는 정규직 동지와 지역에서 함께 운동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결코 조건의 유사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묶고 있는 것의 핵심은 어떤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들의 열악한 처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별개로 저항을 시작하는 것은 용기, 의리, 분노와 같은 정신이 추동하는 일입니다. 과학적 분석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어떤 노동자도 자본론을 읽고 분노하며 작업장을 뛰쳐나가지 않습니다.


저는 여전히 노동이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건 세상을 만드는 노예로 부려지길 강요받았으나 거꾸로 세계의 주인임을 선언하며 노예로서 살기를 거부한 노동자들의 정신이 위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자의 망치질에 위대함이 있지 않고 인내와 의리, 용기, 정의에 위대함이 있습니다. “노동은 위대하다는 말에 숨겨진 이 정신을 계승하려 하기 때문에 저는 생활조건의 커다란 차이를 넘어 대공장 노동자 동지와 함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정신이 저를 2050년대의 제 후배세대와 함께할 수 있게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물질은 계승될 수가 없습니다. 전태일의 정신을 계승할 수 있을 뿐이지 전태일의 조건을 계승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특히 현대사회는 조건이 매우 다양해진 사회입니다. 급격한 기술발전은 봉건, 산업, 정보 사회가 함께 병존하는 시대를 불러왔습니다. 세대를 넘어서 그리고 파편화된 서로의 조건을 넘어 우리가 함께할 길은 정신을 계승하는 것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이상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소득당은 분명히 노동당과는 급격하게 다른 기획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의 외양이 달라 보여도 정신은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노동당이 전제하는 사회는 산업사회, 임금노동과 자본이 대립하는 사회입니다. 기본소득당이 전제하는 사회는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고도의 정보사회입니다. 공장 혹은 플랫폼, 그것이 뭐라고 불리건 생산수단이 전체인민의 것임을 선언하고 이것을 평등하게 분배하자는 원칙은 같습니다. 복지나 임금체계 중심의 정책과 개인에게로의 직접적 분배와 같은 세부적인 차이는 사회의 성격이 다르고 또 생활방식에 따라 분배의 적절한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상교육과 무상의료와 같은 복지에도 비스마르크가 주었는가 아니면 노동조합이 쟁취했는가의 차이가 있습니다. 기본소득 또한 자본가들의 걱정으로 주어졌는가 아니면 새로운 혁명의 주체들이 당당하게 쟁취하였는가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소득당 기획은 후자이며 이 방식은 노동당의 방식을 계승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소득당의 한계

 

단절된 현대사회

그렇다면 왜 기본소득당은 노동당을 자연스럽게 계승하지 못하고 지금과 같은 상황에 놓였는가. 저는 그것의 가장 큰 이유가 너무 빠른 사회의 변화속도라고 생각합니다. 1980~90년대에는 1917년 러시아 혁명에도 공감이 갈 정도로 사회가 비슷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노동당은 독자노선을 선언한 이래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야 했기에 이 변화를 가장 급격하게 맞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너무 변화가 빨라서 서로 이해하기 어려운 사회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상황이 지금 노동당의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래사회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미래사회의 변화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는 것도 어려운데 그 변화된 사회에서 좌파의 역할과 입장은 무엇일지 예측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 보니 이전 세대에게 설명하기 무척 어렵습니다. 과거에는 발전된 자본주의 국가를 보며 우리도 곧 저렇게 될 것이니 좌파들은 이런 것을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이제 한국은 기술력으로 첨단을 달리고 있는 나라입니다. 더 이상 눈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서구의 모델이 없습니다. 다들 실험 중입니다. 그리고 우리도 실험에 동참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2. 지방/노동/청년

기본소득의 중요함에 동의하지만, 저 또한 기본소득만으로는 미래좌파의 당명으로 부족한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서울중심주의를 극복할 기획이 빠져있습니다. 서울중심주의는 지방민들의 주체성을 빼앗고 있습니다. 세상은 어디에서든 바꿀 수 있는데 뭐든 서울에서만 해야 사회적으로 인정이 되는 상태는 지방을 소멸시키지 않는 한 전국적인 운동을 만드는 것을 어렵게 만듭니다.


둘째, 노동 안에서의 계획이 부족합니다. 박기홍 사무총장의 글 바벨탑 쌓기를 멈추며에서는 삼성의 주인이 삼성 노동자이면, 네이버의 주인이 네이버 노동자이면 해방된 세상인가요?’라는 질문이 등장합니다. 저도 이 질문의 문제의식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해방을 이룰 수는 없지만, 그것 없이 해방을 이룰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의 주인은 삼성의 노동자여야 하고 네이버의 주인은 네이버의 노동자여야 합니다. 우리의 일상과 사회를 이루는 환경인 기업에 대한 노동자의 경영권이 확보되는 것은 노동자는 세계의 주인이다.”라는 선언을 실현하기 위한 첫 단추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기본소득의 주요 대상인 청년세대의 주체성이 부족합니다. 저는 청년정치란 정체성이 아니라 새로운 주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산업화 세대에 맞서는 386세대의 주체성(학생운동, 노동운동)으로 한국은 변화를 담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청년세대는 이전 세대를 극복할 주체성이 없습니다. 운동 전체를 보아도 선배세대들을 당당하게 비판해서 실력으로 이겨야 하는데 노동당을 제외하고서는 이런 것을 시도하는 걸 볼 수가 없습니다. 기본소득은 청년정치의 구호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청년세대 자체가 주체성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적어도 위의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운동을 포괄할 수 있는 세력이어야만 미래사회의 진정한 진보정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소득이라는 기획만으로는 포괄하지 못하는 모순 혹은 새로운 주체의 형성이라는 과제 때문에, 기본소득을 지지하면서도 당명개정에 선뜻 찬성하지 못하는 당원들에게 뭔가 부족한 당명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결론 기본소득당의 의의

 

기본소득당의 한계는 기본소득당을 반대해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기본소득당이라는 기획이 함의한 것, 이제 정말 과거의 방식이 아니라 전력을 다해 새로운 방식을 창조해내자는 의도에 충실했을 때 가능합니다. 기본소득당 기획의 불온전함을 지적하며 상임집행위원들에게만 그 해답을 요구하는 것은 활동가의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소득당은 지금 노동당이 바뀌어야할 바로 그 당입니다. 기본소득당으로의 당명 개정은 노동자 정신의 폐기를 선언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달라진 시대에 맞는 계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소득당으로의 도전은 과거로의 회귀를 주장하거나 과거에 안주하려 하는 다른 여타 진보정당과 제세력들에게 우리는 미래로 간다는 것을 당당하게 선언하는 일입니다. 다른 세력들이 과거조건의 중력에 발이 묶였다면 우리는 과거 노동자들의, 민중들의 정신을 시대에 맞게 계승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야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기본소득당이라는 부분적인 이름은 우리의 작아진 위상에서는 가장 최선의 계획입니다. 우리당에 지방분권 운동, 노동자 경영권 운동 등 다양한 운동세력과 힘이 있었다면 당연히 그 위상에 맞는 당명이 제출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먼저 기본소득이라는 미래사회의 분배방식을 주장하며 새로운 운동방식과 의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합니다. 제출된 계획에 따르면 몇 년 뒤 다시 우리의 운동을 점검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 새로운 운동들을 만드는 데에 성공하면 그것을 포괄할 당명을 만들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생겨나지도 않은 운동들을 예측해서 그것들을 포괄할 이름을 지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모든 것이 쉽게 동의된다면 그것은 혁신이 아닙니다. 나 또한 구체제의 일부인데, 나 스스로의 변화가 없다면 사회의 어느 부분이 바뀔 수 있겠습니까? 지금은 섣부르지 않습니다. 바로 지금이 뼈를 깎는 혁신을 논의하고 있는 때이며, 논의해야 할 때입니다. 내가 바뀌어야 노동당이 바뀔 수 있고 노동당이 바뀌어야 진보가 바뀔 수 있으며 진보가 바뀌어야 세계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당원 동지들께 호소드립니다. 기본소득당으로 당명을 개정하고 새 시대의 운동을 만드는 데에 우리 모두가 주체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기본소득당이라는 당명과 함께 미래사회의 진보를 이끌어갈 새로운 운동들을 만들어 혁명의 전망을 새롭게 세워야 합니다. 노동당에 안주한다면 당은 몇 년간 안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노동당의 존재목적은 아닙니다. 자유와 독립을 외치고 뛰쳐나간 그 날부터 우리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할 숙명을 지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상임집행위원들은 기본소득당이라는 기획으로 당과 역사 앞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 섰습니다. 저 또한 그 길에 동의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기본소득당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전망을 만들기 위해 내 위치에서 책임 있는 운동을 만들어가려 합니다. 결과적으로 무엇이 성공할지 인간은 결코 알 수 없겠지만 이러한 불굴의 도전정신이 노동당의 원동력이었고 존재이유라고 생각합니다.


2011년과 2015년 당대회에서 선언한 우리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외침은 2019년 오늘, “우리는 미래로 간다.”는 선언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모든 악조건 속에서도 오늘까지 당을 이어온 것은 당의 보존이 아닌 계승을 위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시대가 인간에게 요구하는 오늘의 이 도전을 다시 한번 노동당의 정신으로 맞서나갑시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본소득당이 계승하는 것.pdf

  • 샤프심 2019.06.24 05:56

    독자노선을 걷기 위해서 기본소득을 해야한다.라는 건가요? 애초에 꼭 독자노선을 해야한다는 이유가 뭔지가 궁금해지는 순간이군요. 원래의 독자노선은 노동자 중심의 변혁전략을 고수하기 위해 이로 부터 벗어나려는 분들과의 고통을 감수한 분립이었지요. 그런데 노동당이 노동자 중심의 변혁전략을 폐기하고 기본소득을 해야하는 노선변경을 해야한다면 굳이 독자노선을 걸어야하는 지 조차 의심해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제가 노동당의 독자 정립에 동의해온 것은 노동자 중심의 변혁전략은 일반적인 정당이 감당할수 없는 수준의 높은 주장이고 소수일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 길은 너무나 험난하고 힘든길이기 때문에 누구보고도  함부로 해라마라 강요하기 어려운 길이기도 하죠. 그렇기에 혼자라도 가겠다는 건 독자의 길이라도 어쩔수 없다는 정당성이 있다고 봅니다.  아무도 안하려고 하니 혼자라도 가야죠.  그런데 그 길이 아니라면 굳이 혼자갈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증세를 통한 복지의 증대는 지금에와서는 좌파정당에서는 흔하디 흔한 정도인거고..  말씀하신 NL과 민노당출신분들 수준이 아니라 그냥 운동과 관련이 크게 없던 이재명 지사정도도 얘기하는 내용입니다. 당비 따로 거둬가며 민주당 정의당과 갈등일으켜가며 할 필요 없습니다. 그냥 당 해산을 통한 개별입당 혹은 합당을 통하여 같이가면 되죠.


  • 박유호 2019.06.24 23:50

    이 시대에 노동자 중심의 변혁전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기본소득을 해야한다는 맥락은 저임금-장시간불안정 노동체계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이재명 지사가 아무리 기본소득을 이야기한다고 해도 그것은 자본과 불로소득에 실질적인 사적소유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것은 뻔한 행보입니다. 우리 당이 기본소득에 가지는 전략이 굳이 독자노선으로 갈필요가 있는지 의심이 된다는 것은 내적으로 너무 비약이 심하신 것 같습니다. 보수우파들도 필요하면 최저임금 인상을 이야기하고 각종 수당을 이야기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미 문재인도 노동중심사회를 이야기하고 있는 마당에 좌파와 사회주의 전략을 가진 노동당이 뚜렷이 대중들에게 구분되는 것은 우리는 사회주의를 지향해 선언 이상으로 무엇이 있는지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노동당이야 말로 전통적인 노동임금체계에서 벗어나 임금노동을 하지 않고도 생존할 수 있는 급진적인 전략을 가지고 투기자본환수와 공유부 배당을 통한 기본소득을 주장하여 선명하게 타정당들과 뚜렷이 구분되는 것이야 말로 독자정치세력화로써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는 과거에 최저임금1만원이 노동자들의 요구가 아니라며 주저해왔던 역사가 있었습니다.

  • enmir 2019.06.24 18:15

    기본소득당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서울중심주의', '노동의 계획 부재'는 매우 아픈 부분입니다.
    이 주제는 한국 사회의 특수성, 산업 구조의 변화에 따른 고민의 지점이기에
    당명 개정 논의와는 별개로 다뤄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청년 주체성'과 관련하여 노동당의 '청년' 대표들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이 있겠지만
    저는 어느 철학자의 표현처럼 하나의 마주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민주 부대표의 글에서 저는 많은 울림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청년들의 등장은 우리 당의 희망의 마주침이며, 말씀처럼 더 나아가 한국사회를 넘어선 세계를 향한 과감한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요즘 19세기 '잉글랜드 노동자계급의 처지'를 물질적 풍요속에 또 다른 삶을 살아가는 불완전고용 노동의 표상인 21세기 한국 청년들에 대입해보곤 합니다.
    어떤식으로든 시공간을 달리하여 반복되는 역사속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를 과거의 답습으로, 선언적 말잔치로 회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는 미래로 가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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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165 서울시당 부위원장 류성이, 신기욱 입니다. 류성이 2019.07.16 1675
76164 비정규노동 위원회(준) 모임을 하고자 합니다 하창민 2019.07.15 1069
76163 [서울시당 위원장직을 내려놓습니다] 강은실 2019.07.15 2266
76162 [9기 대표단 마지막 편지] 노동당 혁신의 걸음을 멈춥니다. 10 노동당 2019.07.15 8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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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160 7/14(일) 14시,<당 해산안 제안(서명)자 및 당원모임>을 하고자 합니다. file 이의환(의정부) 2019.07.10 1893
76159 2019 노동당 정기당대회 사진입니다 file 노동당 2019.07.09 1686
76158 기본소득당 당명 부결에 관한 생각 장안토니오 2019.07.08 1931
76157 2019 정기 당대회 생중계 안내 노동당 2019.07.07 1422
76156 그날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숲과나무 2019.07.07 1187
76155 대의원님들. 당대회에 자기 컵을 가져갑시다. 2 대표물고기 2019.07.06 1180
76154 기본소득당으로 더 낮은 곳을 향하는 희망의 정치를 이야기합시다. 박은영 2019.07.06 1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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