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위원회 전국위원] 조재연 출마의 변

작성자
미친고래
작성일
2022-09-02 12:46
조회
535

고백하고 싶습니다. 제게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된 사상이 있었는지, 정말로 미래를 믿기나 했는지, 소명이란 것을 가져보았는지. 저는 미술비평을 씁니다. 탈출구가 미학과 예술에 있다고 헌신했던 이름들을 좇았고 이후, 미술을 지평 삼아 글을 적어왔습니다. 집회보다 전시장을 자주 가고, 아직 좀처럼 노동으로 불리지 않는 활동에 밤을 새우거나, 시장 가치에 근거를 제공하는 대가로 밥을 먹습니다. 텍스트에는 진리와 혁명, 노동, 사회와는 거리가 먼 단어가 늘 앞서 있습니다. 그래서 ‘동지’라는 말을 들을 때면 덜컥 겁이 났습니다. 늘 제게 당적과 당직은 가져본 것이 아니라, 제 스스로를 위로하는 닻이었습니다. 이념이 향해서가 아니라 도망치지 않기 위해서 도리 없이 약한 마음을 묶었습니다.

언젠가 아방가르드 운동의 모티프가 되었던 랭보의 시구 ‘사랑을 다시 발명해야 한다’를 출마의 변으로 쓴 적 있습니다. 뜨겁지 못한 저는 여전히 이 말을 최소한의 이데올로기로 여기고 있습니다. 사랑을 다시 발명하는 것은 삶을 발명하는 것이고, 이 때 존재는 새로운 삶을 허용하지 않았던 세계와 싸워야 한다는 것. 사랑은 혁명과 동의어이고, 비천함은 고귀함과 같은 말이라는 글귀에 기대어 다시 출마를 고합니다. 그래서 지금의 글은 포부와 의지가 넘치는 최대한의 선전이 아니라 최소한의 변입니다. 투사만이 허락된 자리가 아니라면 나약함과 난감함으로써도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을 보이고 싶습니다. 그 모습도 서툰 이에게, 아직 나서지 않은 이에게 용기가 될 수 있지 않을런지요. 많이 배우고, 노력하겠습니다.

조재연 드림


* 이력
[2021. 10. ~ 2022. 09.] 노동당 문화예술위원회 대의원

[2018. 09. ~ 2020. 09.] 노동당 문화예술위원회 전국위원

[2018. 04. ~ 2019. 02.] 노동당 문화예술위원회 예술이론국장

[2016. 01. ~ 2018. 04.] 노동당 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장

[2015. 03. ~ 현재] 노동당 입당 및 문화예술위원회 입회


* 5대 공약
1. 코뮌 예술 담론 형성

2. 문화예술위원회 내 미술인 조직

3. 미술 행동 조직

4. 문화예술 정책 개발

5. 선전, 홍보 부문 선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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