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9주기 추모 논평] 지금이라도, 여성이 안전한 사회로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9주기 추모 논평]
지금이라도, 여성이 안전한 사회로
– 단 한 명도 “더” 잃을 수 없다
5월 17일 내일은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피해자의 9주기다. 범인이 “여자들이 나를 무시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음에도, 남성중심의 기성사회는 이 사건을 무차별 범행으로 규정할 뿐 여성혐오 살인으로 정의하지 않았다. 그래도 여성들은 이를 여성혐오로 규정하며 여성혐오 범죄의 처벌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거대한 파도가 되었다. 구조적 성차별과 폭력들을 고발했고, 공기처럼 깔린 혐오를 치밀하게 규명해나갔다.
사건이 일어난 지 9년, 한국은 어디까지 왔을까.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21대 대선의 분위기를 보면 알 수 있듯 반동이 거세다. 사회가 여성폭력을 여성폭력이라고 말하지 않은 여파로, N번방과 딥페이크 합성 등 사이버 성폭력 사건은 끊임없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및 교제살인 등 가까운 사이의 여성폭력이, 그리고 상대 여성을 의사표현이 가능한 인간으로 보지 않아 일어나는 폭행 및 스토킹 범죄들이 매일 뉴스 지면을 떠돈다. 당장 3주 전에, 미아동에서 또 여성살해가 일어났다. 페미니스트임을 밝혔다고 사상검증을 하고, 이러한 광풍을 사회는 자본주의 논리 하에서 무차별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이런 참담한 폭력의 원인으로 온/오프라인 상에서의 유해한 남성 문화, 그리고 신자유주의로 인한 극우화를 짚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보수 세력의 반대로 여성가족부가 유명무실해지고, 포괄적 성교육 등의 도입이 무산되고 있다. 남성 집단 안에서 가부장적인 태도와 여성폭력이 권력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한, 여성이 안전한 사회는 불가능하다. 이 흐름을 막기 위해서는 여성폭력이 마땅히 무겁게 처벌받는 사회, 더 나아가 여성이 사람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인지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떠난 목숨은 돌아오지 않기에, 우리는 죽은 자를 추모할 수밖에 없다. 진정한 추모는 피해를 제대로 인정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투쟁하는 것이다. 제도가 진보해야하는 것은 바로 지금이다. 노동당은 여성폭력에 대한 예방과 대응을 강화하고, 포괄적 성교육이 존재하는 사회로 나아가도록 여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2025.05.16.
노동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