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자기 할 일이나 하라

작성자
노동당
작성일
2026-05-17 16:02
조회
2461


정부는 자기 할 일이나 하라

- 사문화된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를 규탄한다


김민석 총리가, 삼성전자 파업에 대해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하겠다고 한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계의 막대한 초과이윤이 단지 해당 기업의 주주와 뇨동자에게만 귀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타당하다. 이른바 k-칩스법에 따른 설비투자 세액감면 및 R&D투자 전면 세액감면 등 수십조에 달하는 막대한 조세감면과 각종 인프라 지원 등이 있었으므로, 반도체 업계의 초과이윤은 해당 기업만이 아니라 우리 국민 전체의 세금을 투입한 결과이기도 하다. 

또한 k-칩스법의 원형이 된 미국 칩스법에는, 세금감면 등 각종 지원을 하는 대신 미리 정해진 일정 기준 이상의 초과이윤이 발생할 경우 최대 75%까지 이를 국가에 되돌려 주는 조항이 존재한다 (업사이드 공유 조항). 반면 우리나라에는 이런 조항이 전혀 없다. 미국보다도 훨씬 일방적으로 자본에만 유리한 것이다. 미국처럼 우리도 반도체 업계의 초과이윤을 국가가 환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반도체 업계의 초과이윤에는 그간 삼성전자 등이 하청 및 협력업체를 쥐어짜고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등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탓도 크다. TSMC만이 아니라 전후방으로 연관된 각종 협력업체들도 모두 함께 성장하는 대만과는 달리, 한국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만이 막대한 이익을 챙길뿐 하청 및 협력업체는 설비투자나 R&D투자를 위한 여력이 거의 없고, 납품단가는 인하하지만 않아도 다행인 실정이다.

초과이윤 중 상당 부분을 하청 및 협력업체를 위한 공동 기금으로 출연해서, 설비투자나 R&D투자를 위한 장기저리의 자금을 제공함으로써 산업생태계 전체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초과이윤이 있을 경우 일정 비율 이상의 납품단가 인상을 의무화하고, 인상분의 최소한 절반 이상은 하청 및 협력업체의 노동자 임금 인상에 쓰도록 해야 한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이런 것들 즉, 초과이윤 환수조항 입법화 및 하청 및 협력업체를 위한 기금 출연과 납품 단가 인상 의무화 등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 칩스법의 사례도 있는만큼, 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신속한 입법이나 제도화 등이 가능하다. 그리고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계의 자본이 이를 받아들이도록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이런 조치가 시행되면 자연히 해당 기업 노동자에게 돌아갈 성과급 총액도 줄어든다. 즉 극소수 대기업 정규직만이 기업의 성과를 나눠먹는 내부 불평등의 문제도 완화된다. 

한편 일부 주주들이 이번 파업에 대해 반발하는 것도 타당하지 않다. 주주는 본인들이 주장하는대로 '잔여 청구권자'일 뿐이다. 주주는 기본적으로 주가상승을 통한 차익으로 보상받는 것이지, 초과이윤을 먼저 요구할 권리가 전혀 없다. 세금, 기금 출연, 납품단가 인상, 노동자 성과급 등을 다 나눈 다음 그래도 남았을 때 (말그대로 잔여) 이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일 뿐이다. 이미 주가상승으로 보상받은 만큼, 다른 것은 최후의 권리가 되는 것이 잔여라는 명칭에 부합한다.

그럼에도 현 정부는 이상에서 언급한 내용을 입법화 및 제도화하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2005년 이후 21년간 발동하지 않아서 사실상 사문화된 긴급조정권으로 노동자만 겁박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정부 때도 하지 않은 긴급조정권을 자본을 위해서 발동하겠다는 것인데, 그러고서도 감히 친노동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친노동이 아니라 그 이전의 어떤 정부보다도 친자본인 것은 아닌지, 현 정부는 스스로 돌이켜보기 바란다.


2026. 5. 17

노동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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