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당] 소식지 창간 준비호 No.1 / 이슈 | 공공교통의 문제와 택시, 방영환 열사

작성자
서울시당
작성일
2023-12-06 03:31
조회
224


이슈 | 정권의 사회공공성 퇴행과 노동자의 투쟁

     1). 공공교통의 문제와 택시, 방영환 열사


전장호 | 서울시당 위원장


완전 월급제를 이행하라! 최저임금법을 준수하라. 한 택시 노동자가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를 짜내어 마지막으로 세상을 향해 외쳤다.

방영환. 이기고 돌아온 택시 노동자, 택시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켜내려던 투사 그리고 자본주의가 아닌 체제를 바꾸는 투쟁에 묵묵히 나섰던 사회주의자가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

선선한 바람에 밀려 무더운 여름이 슬슬 떠날 채비를 하던 2023년 9월 26일 아침이었다.


방영환 열사의 요구는 상식적이고 정당한 것이었다. 이미 택시발전법과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법을 법인 택시 사업주들이 지키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택시 노동자에 대한 초과 착취를 유지하기 위해 위법과 편법을 선택했다. 노조 결성과 노동조건 불이익 변경 거부를 이유로 방영환 열사를 해고하고, 주 40시간 노동에 대가로 100만 원만을 급여로 지급하고, 폭행과 폭언, 배차 불이익으로 괴롭히고 짓밟았다. 그럼에도 방영환 열사의 저항 투쟁은 227일간 지속되었다.

공범은 또 있었다. 고용노동부와 서울시청이 그들이다. 방영환 열사의 수 차례의 민원과 진정에도 고용노동부는 단 한 차례의 근로감독조차 진행하지 않았고, 서울시청은 관리책임을 다하지 않았다. ‘법을 지켜라’라는 방영환 열사의 정당한 요구는 결국 그가 분신으로 저항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내몰리게 된 것이다.


시스템이 무너져 버린 2023년 한국 사회를 보며 깊은 절망과 분노를 느낀다. 법을 지키지 않아도 처벌받지 않는 사업주, 관리·감독의 책임을 방기하는 행정기관, 아무 곳에도 기댈 수 없이 모든 고통을 홀로 감내해야 하는 노동자들, 도대체 언제까지 땀 흘려 묵묵히 일하는 이들은 소외되고 고통받아야 하는 것인가.

아니다, 처음부터 노동자와 민중을 위한 시스템은 없었다. 자본의 이윤 축적을 보조하는 정부, 사업주의 업무를 방해하지 못하게 노동조합을 감시하는 고용노동부. 저들의 시스템은 정말 잘 돌아가고 있었다. 그것에 홀로 저항한 한 택시 노동자를 그 시스템이 버린 것이다.


‘노동당 서울시당은 이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새로운 서울시당 집행부가 출범하자마자 방영환 당원이 우리에게 준 숙제가 생겼다. 어쩌면 서울시당이 나아갈 방향을 방영환 당원이 정확히 짚어준 것이다. 우리는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사회주의로의 체제 전환이 목표인 노동당이다. 서울시당은 서울시를 어떤 모습으로 바꾸고자 하는 것이고 어떻게 그것을 현실로 만들 힘을 키울 것인지 답을 찾고 실천해야 한다. 방영환 열사 투쟁 이후 서울시당은 당원들과 하나하나 준비할 것이다.


분향소에서부터 서울고용노동청까지 온몸을 차가운 바닥에 눕히며 오체투지 행진을 하던 중, 노동청이 해성운수를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검찰에 기소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그래 방영환은 틀리지 않았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온 따뜻한 온기에 다시금 미소 짓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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