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봉투쟁을 피하는 사민당 100년사, 비극은 어떻게 반복 재생산되어 지는가?

작성자
홍조 정
작성일
2021-07-14 12:36
조회
690

조선공산당 평전 - 알려지지 않은 별, 역사가 된 사람들

최백순 (지은이)서해문집2017-11-01



남한과 북한 양쪽에서 모두 외면당하고 부정당했던 조선공산당의 역사가 생생한 이야기로 되살아났다. 항일투쟁의 마지막 불꽃이기도 했으며, 노동자, 농민들을 조직화하고 그들을 위한 투쟁에 앞장섰던 수많은 사람들의 기록이기에 저자는 사람이 아닌 '조선공산당'에 '평전'이란 말을 붙였다.


이전의 조선공산당 저작물과 비교해 창당 이전의 역사를 비중 있게 다루었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논문, 연구 성과물들을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재구성했다는 점이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종로에서만 12년째 살고 있는 저자가 직업 발로 다니며 확인한 역사의 흔적들은 책 속에서 마치 오늘의 이야기처럼 되살아나 당시의 긴박감과 생동감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역사/문화 > 한국사 > 개화기 > 일제시대

『조선공산당 평전』이 조선공산당을 다룬 기존의 출판물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조선공산당 창당 이전의 역사를 큰 비중으로 다루었다는 것과 다양한 연구성과들을 흥미진진한 서사로 엮어냈다는 것이다. 저자는 조선공산당 이전의 인물들이 그 역할에 비해 우리 역사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그들의 서사가 오늘날 진보정당의 뿌리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최대한 풍부한 내용을 담으려 했다. 또한 논문이나, 논문 모음 성격의 단행본 등으로 발표된 그간의 연구 성과를 누구라도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 엮어낸다는 점은 조선공산당을 둘러싼 진보적 활동가들의 역사를 대중에게 폭넓게 전하기 위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최백순

저자 최백순은 젊은 시절 영국의 역사가이자 정치평론가였던 아이작 도이처Issac Deutscher에 매료되어 그의 짧은 글들까지 찾아내어 읽고는 했다. 그처럼 민중과 함께 불꽃처럼 살아간 이... 더보기


목차


추천의 글

주요 인물

주요 단체와 조직

조선공산당 관련 조직, 인물 계보

프롤로그 : 서대문형무소 터를 바라보며



#1 짙푸른 여명의 아침

표트르 세메노비츠의 여정

민중 속으로

임시정부 이전의 ‘임시’정부

씨줄과 날줄의 인물들

좌절의 겨울


#2 붉은 심장들의 태동

최초의 사회주의 정당

흔들리는 상해임시정부

이르쿠츠크의 붉은 심장들

코민테른 자금을 둘러싼 암투

역사의 뒤편으로 떠난 사람들

#3 11월 결정서와 통합당대회

조선고학생동우회

그들은 누구인가

고려공산당 상해파

이동휘의 마지막 반격

베르흐네우딘스크로 가는 길


#4 김재봉, 그리고 김찬

니콜라옙스크에서 시작된 비극

피로 물든 제야강

경성으로, 경성으로

국내부의 분열, 화요회의 탄생

13인회와 어긋나는 명령들


#5 조선공산당의 탄생

낯선 사람들, 낯선 이름들

풍산 트로이카

1925년 4월 17일, 아서원

1차당의 그날

코민테른 밀사 두 사람


#6 위기의 조선공산당

조선공산당의 와해와 후계당

서북노 3파와 국민당노선

권오설과 6.10민중항쟁

조선공산당 만주총국

조선공산당 일본총국

숨은 그림자, 레닌주의동맹


#7 당 재건을 위한 분투

김철수와 ML파의 등장

노동자 책임비서, 차금봉 중앙

실패한 세 그룹의 동맹

당 재건을 위한 흐름들

박헌영과 경성콤그룹


에필로그: 디아스포라


추천사


장석준(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기획위원)

《조선공산당 평전》은 저자가 들려주던 흥미로운 이야기들의 거대한 보물 창고와도 같다. 촛불항쟁 당시 거리 모퉁이를 돌 때마다 일화와 사연들이 튀어나오던 것처럼 책장을 펼칠 때마다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도대체 평소에 얼마나 많... 더보기


책 속으로

임오군란과 갑신정변을 거치면서 국경 지역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놓였다. 그에 따라 중국의 옌볜으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방면으로 국경을 넘는 한인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블라디보스토크와 같은 대도시의 외곽에도 한인들의 집단 거주지가 생기기 시작했다.

- 41쪽


아무르강을 거슬러 올라가던 그 마지막 배는 중간에서 백군에 나포되었다. 백군은 그녀를 즉결 처형했다. 그녀는 소원으로 열세걸음을 뒤로 걸은 후 죽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열세걸음은 조선의 13도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러시아 첫 한인 볼셰비키의 불꽃같은 짧은 삶은 그 여름에 끝을 맺었다.

- 86쪽


극동민족대회는 이르쿠츠크파에 마지막 고비였다. 한국, 중국, 일본의 대표권을 갖는 사람들 100명 이상이 이르쿠츠크에 모이는 대규모 국제대회였다.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만이 이르쿠츠크파가 한국 유일의 공산당임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마지막 단계였다.

- 158쪽


조선노동연맹회는 여론작업과 기금 마련을 주도했고, 여성 노동자들은 점거투쟁을 하는 동시에 노동조합의 권리를 들이밀었다. 법률에 따라 일종의 단체협상을 요구한 것이다. 절묘한 반격이었다. 파업은 열흘 만에 여성 노동자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같은 해 여름, 평양 양말 공장 여성 노동자 1000여 명이 파업에 나섰고, 인천의 가토정미소에서도 500여 명이 임금 삭감에 반대해 파업하는 등 노동자들의 저항이 전국적으로 분출되고 있었다.

- 209쪽


13인회를 탈퇴한 이후 김재봉과 김찬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 외에는 다른 우회로를 찾지 않기로 결정했다. 1924년 늦가을부터 두 사람은 조선공산당을 창당할 때까지 기동전으로 일관했으며 뒤돌아보지 않았다. 김재봉 그룹은 당을 건설하기 위한 야체이카를 전국적으로 구축하기 시작했다.

- 233쪽


김재봉이 집을 나서던 비슷한 시각, 김찬도 집을 나섰다. 김재봉의 집에서 불과 한옥 서너 채 건너에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였다. 김찬의 목적지 역시 아서원이었다. 하지만 김찬은 김재봉과 다른 길을 이용해 목적지로 향했다. 둥근 모양의 얇은 뿔테 안경, 넓은 이마에 언제나 오른쪽으로 가지런히 빗은 머리. 김약수가 북풍회관의 문을 열고 나섰다. 좌익계의 모사謀士라는 그의 별칭은 서울파와 화요회의 광폭한 대립 사이에서 얻은 숙명 같은 것이었다.

- 256쪽


권오설의 민중항쟁은 3일을 앞두고 허무하게 좌초됐다. 하지만 또 다른 작은 불꽃들이 멈추지 않고 타올랐다. 조선학생과학연구회는 별도의 격문을 준비하지 않았다. 재정 문제가 아니라 보안 문제 때문이었다. 권오설의 고려공청 격문을 곳곳에 배포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였다. 박래원의 체포 소식은 삽시간에 연구회에 전해졌다. 이병립은 곧바로 집행위원들을 소집했다.

- 304쪽


8월 29일 국치일에 도쿄 한복판에서 150여 명의 한인이 선전물을 뿌리며 시위를 전개했다. 한인들의 무장투쟁을 촉구하고 총독 타도를 주장하는 선전물이 적의 심장부에서 흩뿌려졌다. 김천해와 김한경은 체포를 피할 수 없었다. 결단을 앞두고 김천해는 번민과 갈등의 날을 보냈을 것이다. 그 외로움은 감옥에서도 끝나지 않았다.

- 328쪽 닫기



출판사 서평


항일투쟁의 마지막 불꽃, 새로운 세상을 향한 쉼 없는 도전

남과 북 양쪽에서 외면한 금기의 역사를

흥미진진한 서사로 되살려내다!


한반도, 블라디보스토크, 모스크바, 상하이, 만주, 사할린, 일본 등

동북아와 러시아를 넘나드는 사회주의 운동가들의 치열한 고투!


남한과 북한 양쪽에서 모두 외면당하고 부정당했던 조선공산당의 역사가 생생한 이야기로 되살아났다. 항일투쟁의 마지막 불꽃이기도 했으며, 노동자, 농민들을 조직화하고 그들을 위한 투쟁에 앞장섰던 수많은 사람들의 기록이기에 저자는 사람이 아닌 ‘조선공산당’에 ‘평전’이란 말을 붙였다.

이전의 조선공산당 저작물과 비교해 창당 이전의 역사를 비중 있게 다루었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논문, 연구 성과물들을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재구성했다는 점이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종로에서만 12년째 살고 있는 저자가 직업 발로 다니며 확인한 역사의 흔적들은 책 속에서 마치 오늘의 이야기처럼 되살아나 당시의 긴박감과 생동감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금기시되었던 이름, 알려지지 않은 별들의 처절한 역사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임에도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의 입에 끊임없이 오르내리며 수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는 이름이 있는 반면, 입에 올리는 것조차 불경시되고 금기시되어 역사적 기록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이름도 있다.

바로 조선공산당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 1945년 8월 15일 해방 이후 남쪽 정부에 반공정권이 들어서고 친일파가 득세하면서 조선공산당의 항일독립운동과 노동자?민중을 위한 투쟁은 철저히 가려졌다. 또한 북쪽에는 집권자가 권력을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그와 다른 길을 걸었던 세력들이 잇따라 숙청되며 집권자의 역사만이 주요한 역사로 인정받았다.

이른바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들이 기획했던 6.10만세운동은 이름 정도만 알려지는 게 바람직했고, 해방 직전까지 국내 항일투쟁의 마지막 불꽃이었던 이들이 공산주의자임은 더더욱 널리 알려져선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저항은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꿔왔고, 그때마다 봉인되었던 역사가 하나하나 빛을 볼 수 있었다. 광복 50주년이었던 1995년에 이동휘가 서훈 대상에 포함된 이후 광복 60주년을 맞은 2005년에는 김재봉, 권오설, 조동호, 김철수, 김단야 등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 98명이 서훈을 추서받았다.


19세기 러시아 한인들의 독립운동부터 조선공산당 창당과 좌절,

그리고 당 재건을 위한 험난한 싸움…

조선공산당은 정식 창당은 1925년이지만, 저자는 그 뿌리를 찾기 위해 19세기 러시아까지 찾아가 1860년대부터 이주를 시작한 러시아 한인들의 독립운동을 소개한다. 이어 러시아 혁명의 영향을 받은 한인들의 사회주의 운동과 한인 최초의 사회주의 정당인 한인사회당 창당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르쿠츠크파와 상해파, 유학생들이 주도하여 만들어진 재일조선인 사회주의 운동세력, 서울청년회를 중심으로 이어진 국내 사회주의 운동세력의 생성과정과 활동내용을 보여준다. 이들은 독립운동에 몸을 던진 것은 물론,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에 함께하고 소작인들의 조직을 만들거나 대중강연회를 여는 등 기층 대중 속에서 활동하면서 이 활동의 구심점이 되어줄 정당을 건설하기 위해 피나는 싸움을 했다.

이 과정에서 각 그룹들은 대립하고 갈등할 때도 있었고, 협력하고 타협할 때도 있었다. 운동의 주도권과 코민테른 승인을 둘러싼 그룹들 사이의 견제와 갈등이 증폭될 때도 있었지만, 일제에 의해 구성원들이 대거 체포되고 조직이 궤멸되는 상황 속에서도 조선공산당 지도부를 네 차례에 걸쳐 꾸려냈고, 지도부가 구성되지 않았을 때도 일제에 저항하고 노동자, 농민을 조직화하며 당을 재건하기 위한 치열한 분투를 했다.


우리 근대사의 주요 순간들, 역사의 진보를 위해 싸우던 인물과 단체

《조선공산당 평전》에는 조선 말기부터 해방까지 이르는 우리 근대사 속에서 독립운동과 진보정당 운동, 노동자와 농민들의 투쟁과 관련된 굵직한 사건들이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으며, 오랜 기간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인물과 단체 들이 대거 등장한다.

19세기부터 시작된 조선인들의 러시아 이주와 그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진행한 학교 설립, 신문 발행, 군대 조직의 활동상들이 본격적인 조선공산당 창당에 앞서 비중 있게 소개된다. 또한 상해임시정부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1919년 4월의 한인사회당 창당과 독립운동 진영을 파탄으로 몰고 간 코민테른 자금 200만 루블 사건 역시 관심을 끌 만한 것들이다. 러시아 공산당 주최로 이르쿠츠크파가 준비한 극동민족대회와 이 대회에서 추진이 결정된 베르흐네우딘스크 통합당대회는 조선공산당 창당과 관련해서 중요한 사건들이며, 자유시참변과 신의주 사건 역시 비극적이고 안타깝지만 기억해야 할 사건들이다. 1923년에 있었던 경성고무공장 노동자 연대파업이나 1926년 6월 10일 순종의 인산일에 기획되었던 민중항쟁은 사회주의 운동가들이 주도적으로 만든 활동임에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일들이다.

대중조직과 전위조직을 망라한 다양한 조직과 단체의 활동상도 서술되어 있다. 한인들이 최초로 만든 사회주의 정당인 한인사회당과 볼셰비키 한인 2세 중심의 전로한인공산당, 오랜 기간 대립하게 되는 고려공산당 이르쿠츠크파와 고려공산당 상해파, 일본에서 활동하던 북성회와 이들이 국내로 들어와 만든 북풍회, 국내에서 활동을 해오던 서울청년회 등 조선공산당의 주요 그룹은 물론, 조선노동공제회, 조선노농총동맹, 재일본조선노동총동맹, 신사상연구회 등의 활동도 소개했다.

책에서는 비교적 잘 알려진 이동휘나 조봉암, 이재유, 김삼룡, 이현상의 경성트로이카 이외에도 뜨겁게 살다 간 수많은 운동가들의 생애와 만날 수 있다. 한인 최초의 볼셰비키로 한인사회당 창당의 산파 역할을 한 김 알렉산드라, 코민테른 극동서기국에서 일한 남만춘 등 러시아 한인들, 안동 풍산에서 노동자, 농민들을 조직하고 조선공산당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풍산 트로이카 김재봉, 권오설, 이준태, 서울파의 지도자 김사국, 일본에서 유학하다 경성에 들어와 북풍회를 만든 김약수 등의 활동상이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어 조선공산당을 구성한 다양한 뿌리와 일제강점기에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저항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창당 전사前史의 서술과 서사적 재구성에 힘쓴 진보정당 활동가의 5년 작업

민주노동당-진보신당-통합진보당-정의당을 거치며 진보정당 활동을 해오고 있는 저자는 젊은 시절 영국의 아이작 도이처에 매료되어 그의 짧은 글까지 찾아내어 읽었고, 그를 포함해 민중과 함께 불꽃처럼 살다간 이들의 전진과 좌절의 서사를 삶의 이정표로 삼아왔다. 우리에게도 커튼 뒤에 가려진, 그런 서사의 인물들이 많이 있음을 알고, 그들에 대한 각종 자료를 찾았다. 때로는 전업 활동가로 때로는 반전업 활동가로 지내오며 틈틈이 집필 준비를 하던 저자는 2013년부터 본격적인 저술에 들어가 5년에 걸쳐 작업을 마무리했다.

사회주의/공산주의 운동 계열의 활동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 활동가들의 무대가 러시아, 중국, 일본 등으로 다양했다는 점에서 이 분야의 연구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예로 새로운 자료와 연구가 발표될 때마다 극동민족대회에 참석 인원 숫자가 수정되고는 했다. 다행히 로버트 스칼라피노와 이정식, 김준엽과 김창순의 1세대 고전들이 있었고, 새로운 사실과 해석이 더해진 임경석 교수, 전명혁 교수 등의 연구가 이어졌다. 저자는 이러한 연구 성과들을 종합하는 것은 물론, 신문과 잡지 등 당시 자료까지 찾아내는 열의를 보였다.

《조선공산당 평전》이 조선공산당을 다룬 기존의 출판물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조선공산당 창당 이전의 역사를 큰 비중으로 다루었다는 것과 다양한 연구성과들을 흥미진진한 서사로 엮어냈다는 것이다. 저자는 조선공산당 이전의 인물들이 그 역할에 비해 우리 역사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그들의 서사가 오늘날 진보정당의 뿌리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최대한 풍부한 내용을 담으려 했다. 또한 논문이나, 논문 모음 성격의 단행본 등으로 발표된 그간의 연구 성과를 누구라도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 엮어낸다는 점은 조선공산당을 둘러싼 진보적 활동가들의 역사를 대중에게 폭넓게 전하기 위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경복궁역 7번 출구와 낙원동 돼지머리고깃집을 기억하라!

발로 찾아내 재구성한 조선공산당의 흔적들

종로구에서만 12년째 거주 중인 저자는 그 시절 서울 4대문 안에서 벌어진 사회주의 운동가들의 행적을 찾아 이를 실감나게 재구성했다. 자료를 접할 때마다 직접 현장을 찾은 그는 현재 경복궁역 7번 출구가 한성임시정부 첫 회합터였고, 낙원동의 돼지머리 고깃집들이 화요회 회관 자리임을 눈으로 확인했다. 또한 조선공산당 창당 당시 김찬이 살던 하숙집 자리는 3개월 만에 찾아냈고, 한성임시정부 수립 당시 김사국이 살던 하숙집을 찾는 데는 1개월이 걸렸다. 이렇게 저자가 발로 찾아서 확인한 당시의 흔적들은 책 속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책을 읽다 보면, 1925년 4월의 어느 날 하숙집을 나서 조선공산당 창당대회 장소로 향하는 김찬과 김재봉의 긴장된 발걸음과 그들이 보던 거리의 풍경이 눈앞에 보일 듯하고, 북풍회관에 모인 사람들의 떠들썩한 분위기가 귓가에 들릴 듯하다. 그런 생생한 역사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까지 이어져 크나큰 울림을 주고 있다.



[온라인 노동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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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1

  • 2021-07-16 13:49

    역사비평 통권 129호 / 2019 겨울

    다양한 주체의 자발적 봉기, 혹은 공화국 시민주체의 확립

    ―우리는 3·1운동 100주년을 어떻게 기억했는가?
    최근 3·1운동에 대해 진지한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연구들은 크게 두 가지 경향을 가지며, 각각은 현실 정치에 대해서도 다른 해석을 함축하고 있다. 일단의 연구자들은 민족적 단일주체의 저항 서사에서 벗어나 다원적 주체와 기억의 다양성이라는 관점에서 3·1운동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반면 주체의 다양성이라는 측면보다 공화국과 주권자 시민주체의 형성이라는 점에 주목하는 연구자들도 있었다. 전자의 입장에서는 촛불항쟁을 기존 정치 범주로 해석할 수 없는 다양성의 도전으로 해석할 것이고, 후자는 공화국의 시민주체와 민주주의의 확립 과정으로 볼 것이다. 실제로 3·1운동 연구에서 이런 차이는 어떻게 드러나며 어떤 문제점과 전망을 가지고 있는가?『역사비평』은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 2019년 초부터 연구진을 구성했다. 학술, 대중문화, 공공기억으로 연구 분야를 나누고 학술연구와 대중문화에 대해서는 연구팀을 만들었으며 공적 행사와 전시 등 공공기억 분야는 개별 연구자에게 연구를 부탁했다. 그 성과를 이번 호와 다음 호에 실을 것이다.

    이번호에서는 학술 연구와 특별전을 대상으로《우리는 3·1운동 100주년을 어떻게 기억했는가》를 살펴보았다. 장원아는 다양한 주체와 민주주의라는 점에서 최근 연구들을 비교, 평가했다. 그는 3·1운동을 나라 만들기의 출발점으로 해석하는 것의 위험을 지적하면서도, ‘다양한 주체’론의 문제점을 비판한다. 명백히 존재하는 집단주체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도식적으로 다양성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양성’ 자체가 새로운 획일화일 수 있다는 지적은 뼈아프다. 백승덕은 촛불시위의 스펙터클 속에서 3·1운동을 ‘비폭력, 평화’의 운동으로만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한다. 기존의 사례 연구들을 비교 검토하면서 3·1운동 과정에서 폭력과 평화의 문제를 좀 더 엄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조은정은 올해 각각 문학과 역사학계의 대표적인 3·1운동 연구 저작인 『3월 1일의 밤―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과 『1919―대한민국의 첫 번째 봄』을 집중적으로 비교했다. ‘밤’이 평화의 꿈을 꾸는 다양한 주체들에 대한 이야기라면 ‘봄’은 운동의 기획과 실행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연구다. 방법론과 자료, 이야기 구조의 형성 등 여러 면에서 흥미로운 비교를 통해 두 책의 의미를 평가한다. 김민환은 총 44개의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특별전시를 고찰했다. 그는 전시의 구성과 특징을 분석하고 이 특별전들이 대체로 “동질적이고 균열없는 민족적 서사”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많은 지역 전시들이 중앙 상설전시관 전시물품의 대여에 그치고 있어, 엘리트 중심, 서울 중심의 전형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3·1운동의 모습을 시각화할 필요를 제기하고 있다.

    강제동원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역사적으로 살펴본 오늘
    ―흔들리는 한일관계, 위기의 기원과 전망
    한일관계는 과거의 기억이 국제관계와 현실 정치의 쟁점이 되는 또 다른 전형을 보여준다.이번호에서는 한일관계의 위기를 각각 청구권 문제와 한일 경제분업의 역사 속에서 분석한 두 논문으로 기획을 구성했다. 오타 오사무는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과거사의 문제가 해결 완료되었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다각적으로 분석 비판하면서,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인만은 1960년대 이래 최근까지 한일 경제분업관계의 변화를 분석했다. 그는 2000년대 이래 한일 간에 새로운 균형과 수평적 분업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평가하고, 여기에 입각하여 일본의 대한 수출 규제의 향후를 예측했다.

    삼국통일론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된다
    ―삼국통일과 통일신라의 재조명
    삼국통일을 둘러싼 논쟁은 이번호에서도 계속된다. 지난 호에 신라 삼국통일론의 관점에서 전덕재와 기경량의 논문이 실린 바 있었는데, 이번호에는 그에 대하여 김영하와 윤경진의 반론 논문이 수록되었다. 김영하는 신라와 발해의 남북국 병존의 근거로서 백제통합론이 삼국통일론보다 유효할 수밖에 없다는 본인의 입장을 재차 강조하였다. 윤경진은 전덕재와 기경량의 비판이 실증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통설적 입장에서 기존의 삼국통일론을 옹호한다고 보고, 향후의 논쟁에서는 실증적 논점이 강화되어야 함을 역설하였다.

    책머리에
    · 3·1운동 100주년의 해를 보내며―역사와 정치의 긴장 / 이기훈

    [특집] 우리는 3·1운동 100주년을 어떻게 기억했는가? ①
    · 3·1운동 100주년 연구와 현재의 시선―민주주의와 다양한 주체들 / 장원아
    · ‘비폭력의 스펙터클’을 넘어서―3·1운동 100주년의 폭력론 / 백승덕
    · 3·1운동 100년의 ‘봄·밤’에 ‘바람’―박찬승과 권보드래의 3·1운동 서사 / 조은정
    ·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특별전의 지형도 / 김민환

    [시론]
    · ‘슬픈’ 가야, 만들어진 가야 / 주보돈

    [기획 1] 흔들리는 한일관계: 위기의 기원과 전망
    · 한일청구권협정 ‘해결 완료’론 비판 / 오타 오사무(太田修)
    · 한일 경제분업관계의 역사와 대한 수출규제의 의미 / 여인만

    [기획 2] 삼국통일과 통일신라의 재조명 ④
    · 신라의 ‘삼국통일론’은 타당한가 / 김영하
    · 신라 ‘삼국통일’ 논쟁의 논점과 방향 / 윤경진

    [역비논단]
    · 1960년대 이후 식생활문화의 변동과 삼양-농심 라이벌전 / 이휘현
    · 인종주의의 역사와 오늘의 한국 / 박진빈

    [서평]
    · 해석에서 해방된 병자호란―『병자호란, 홍타이지의 전쟁』(구범진, 까치, 2019) / 노영구
    · 탈이념화된 동아시아 세계의 행방―『조선연행사와 조선통신사』(후마 스스무, 성균관대출판부, 2019) / 박상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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